지난번 읽었던 28에 이어 정유정의 장편소설 7년의 밤을 읽었다.

정유정..여류작가로 그 역량이 대단한 작가인것 같다. 철저한 준비와 고증, 그리고 전문지식을 섭렵한후 소설을 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그녀의 문체는 정말로 읽는 독자들을 흡입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다.  현대 한국의 훌륭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워낙 고전읽기가 독서의 주류였는데 벌써 정유정의 두 작품을 읽었으니 고전보다 더 읽고 싶은 작가의 소설이었다.

7년의 밤은 가상의 호수 세령호와 그 호수를 막고 있는 세령댐, 그리고 그 밑의 세령마을이 주 무대이다. 마치 28이 가상의 도시 화양을 주 무대로 하듯이...

이 세령마을의 원주민인 치과 의사 오영제는 아내 하영과 외동딸 세령과 함께 사는 인물로 아내와 딸에게 폭력을 휘두는 싸이코이다. 겉보기는 멀쩡하지만 실제의 내면은 잔인하기 그지없는 악당들...

결국 하영은 딸 세령을 버리고 홀로 도망쳐버리고 프랑스로 도피한다. 오영제는 세령만 데리고 그 마을에서 치과 의사노릇을 하며 살아가지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세령이 하게되면 가차없이 때리고 가두는 폭력으로 세령은 힘들어한다.

한편 최현수는 고교시절 이름을 날리는 유명한 포수였으나, 프로로 전향한후에는 고질적인 왼팔 발작, 마비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쓸쓸히 은퇴하여 근근히 살아간다. 그와 연애 결혼한 강은주는 동생 강영주가 소개팅 하는 자리에 대타로 나갔다가 최현수를 만나 그당시 그의 멋진 야구경기를 보며 그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이 부부사이에는 최서원 아들 한명이 있다.

그러나 강은주는 최현수가 은퇴한 후로 계속 구박하고 참견하는, 전형적인 바가지 긁는 아내이다. 살림은 아끼고 아껴 결국 일산에 집을 마련하게 되고 조금 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입주 전 최현수는 세령댐 관리 팀장 자리에 취직하게 된다.

이 세령호 관리팀의 직원인 안승환은 아버지에게 잠수를 배워 어렸을 적 부터 다이빙을 즐기는 취미를 갖고 있는 소설가 지망생인 건전한 청년이다. 이 댐 관리부의 사택에 살고 있고 최현수 가족은 안승환이 사는 사택에 같이 살게 배정된다.

최현수는 야구를 그만두고 나서는 매일 술로 연명하다시피 하고 음주운전을 밥먹듯 한다. 비가 오는 어느날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미리 세령마을을 둘러보고 사택을 보고 오라는 명령에, 역시 음주한 상태로 마티즈 자신의 차를 몰아 세령 마을로 향한다. 이날 오영제는 퇴근후 딸 세령이 엄마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고 방을 어지럽히고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다시 세령을 때리고 구박한다. 세령은 이 순간 밖으로 도망쳐서 사라진다. 오영제는 딸을 찾기 위해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왔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최현수의 마티즈를 발견한다.

최현수는 겨우 세령마을에 도착하지만 비가 심하게 오고 안개가 낀 상태라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세령을 치고 만다. 내려서 확인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세령을 순간적으로 목졸라 죽이고 세령호에 던져버린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하여 온 동네는 발칵 뒤집어지고 다시 돌아온 최현수는 일산 카센터에 차 수리를 맡긴다.

며칠후 세령댐에 최현수 가족이 부임한다. 이때 오영제는 마티즈 차량을 보고 계속 최현수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세령의 시신이 떠오르고 부검결과 차에 치이고 목졸려 죽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죄책감에 시달이는 최현수는 매일밤 악몽을 꾸고 밖을 배회하는 몽유병 증세를 보이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다름대로 서포터즈를 고용한 오영제는 결국 최현수가 살인범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러나 오영제는 치밀하게 한날 한시에 일가족 모두를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령댐 아동 견학 이벤트를 만들어 세령댐 관리부에서 댐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낸다.

또한 은밀히 최현수를 괴롭히기 위해  최현수가 몽유병으로 외출하는 장소에 덫을 설치해 큰 부상을 입히게 한다. 강은주는 댐 관리부의 수위직으로 알바를 하게 되지만 최현수는 자신을 옥죄는 죄책감으로 강은주에게 이혼하자는 요구를 하며 살아간다. 그는 자기의 범행사실을 강은주나 안승환에게 고백할까 말까로 계속 고민한다.

오영제는 디 데이를 정해 결국 그날 최현수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구원자인 안승환을 마취제로 마취시키고 최현수의 아들 서원을 납치해서 수위가 낮은 세령호 가운데에 묶어놓는다. 또한 아들을 찾아 헤매이는 강은주를 때려서 살해한다. 그리고 물을 약하게 틀어 서서히 차오르게 한다. 그후 최현수를 납치해서 세령댐 관리부에 데리고 들어와 죽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확인하게 한다.

마취에서 깨어난 안승환은 직감적으로 서원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그 또한 최현수가 세령의 살인범이라고 의심하고 있었기에 늘 오영제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물이 목까지 차오른 세령호에서, 죽은 세령이 보호했던 반려 고양이를 계속 데리고 키웠던 서원과  머리 위에서 울부짖는 고양이 어니의 울움소리에 그를 찾아내고 구출한다.

아들이 물이 차올라 죽게 된다는 것을 알아챈 최현수는 있는 힘을 다해 오영제를 가격하고 제압한후 세령호 물을 반대쪽으로 방류하고 만다. 이것으로 인해 순식간에 세령마을의 대부분 주민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

결국 경찰에 최현수는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고 7년동안 옥살이를 한다.

오영제는 실종되었으나 그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그는 감옥의 자원봉사 의사로 가장해 최현수를 치료하며 그가 사형되는 집행일을 알아낸다. 치밀한 오영제는 최현수가 죽는날 최서원도 죽여버리기 위한 결심을 한다.

결국 선데이 데일리 잡지를 발행하고 부모없이 안승환과 같이 살아가는 최서원의 학교에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기사를 쓴 잡지를 배포해 결국 최서원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곳이 없이 자퇴를 거듭하다 안승환과 어촌마을에 정착해 잠수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오영제는 아내 하영에게도 복수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가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가 다시 귀국한다.

옥중에서 최현수는 오영제가 살아있고, 아들 서원을 헤치려한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낸다. 그는 안승환이 면회를 온 자리에서 승환에게 계속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안승환은 이 사건들을 소설로 쓰기 시작하고 최현수가 사형집행을 당하는날 오승환은 행동을 개시한다. 그러나 승환의 소설을 서원이 읽고 오영제가 살아서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날 승환도 오영제의 서포터즈에게 납치되고 서원도 오영제에게 납치되어 어촌마을 등대에 올라온다.

여기에서 서원은 프랑스에 있는 하영이 다른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거짓 정보를 오영제에게 얘기하고, 자기것에 대한 집착과 자기것들은 자기 말만 복종해야 한다는 자가당착에 빠져 사는 오영제는 이 사실에 분노하며 서원에게 집중하는 사이, 깨어난 승환은 오영제와 사투를 벌이다 결국 오영제를 난로 속에 집어넣어 죽여버린다.

또한 과거 최현수를 미행했던 경찰들에게 미리 오영제가 강은주를 죽였고 모든 일을 벌이려한다는 정보를 알려주어, 서원의 위치추적을 은밀하게 했던 형사들이 그 현장에 들이닥쳐 오영제의 서포터즈를 모두 체포하게 된다.

이 소설을 결국 이 내용으로 결말을 맞이한다.

7년의 밤...우발적 범행으로 괴로워 하는 최현수가 아들을 살리기 위해 옥중에서도 노력하는 내용, 그리고 비록 딸을 학대했지만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오영제의, 딸을 위한 처절한 복수 노력이 어우러지는 박진감 넘치는 소설이었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지만 음침하며 엄숙한 분위기의 무거운 문체를 지닌 소설로 나는 정유정 작가의 왕 팬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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