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장편 소설 정글 만리를 읽었다.

워낙 유명작가의 소설이고 신문, 인터넷에서 도배하다시피 선전하고 또 결정적인 것은 아내가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집에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ㅎ  난 과거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매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옛날 대학시절이었지만 당시 상대방의 편에서 보는 시각도 꽤 재미있구나.. 하는 느낌이었고 조정래가 좌파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태백산맥의 재미는 모든 것을 넘어서 몰입도가 굉장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영화로도 나와서 또 보았지만...

세월이 30년 흘러 다시 접한 조정래의 정글만리..

그 느낌은 역시 조정래의 소설은 재미있다 라는 것이었다. 특히 이 소설은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으로 이제는 노 작가가 된 조정래님의 자본주의화된 사상들이 느껴졌고 또한 그 분의 중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설 형식으로 펼쳐간 하나의 에세이라고 느껴졌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딱히 찝어낼 수 없다. 그만큼 병렬식 소설이고,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는 조정래 작가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나열했다는 것이다.

굳이 주인공을 고르라면 전대광이다.

전대광은 중국에 진출한 무역상사 직원으로 그의 꽌시(뒤 봐주는 사람)인 샹신원의 아내의 동생이 수술을 위해 한국으로 가야하는 사정을 잘 연결해줘서 그로인해 한국의 실패한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을 중국으로 데려도는 데에서 시작한다.

서하원은 샹신원이 운영하는 큰 종합병원의 성형외과 과장으로 부임하고 여기에서 성형수술로 부를 쌓아가지만 결국에는 샹신원의 술수에 말려 번 돈을 모두 사기 당하는 연약한 의사이다.

여기에서 중국 부자들과 고위 관리들의 부정과 타락, 얼나이(첩)를 거느리고 사는 그들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전대광은 샹신원의 아내와도 친분을 쌓아 결국 다니던 종합상사를 명퇴하고 중국에서 내복을 파는 사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샹신원의 아내가 또다른 꽌시가 되어주고 전대광의 후임에게 중국에 대한 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조정래의 생각들이 많이 나열된다.

또한 이 소설은 전대광의 조카인 송재형과 그가 다니는 북경대학의 커플 리옌링의 사랑이야기도 나온다.

그 둘의 대화에서 서로간의 생각들이 나오고 이 또한 조정래의 중국관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 이외에도 앤디박, 왕링링, 일본 종합상사 직원들등 중국에 진출하여 성공하려는 수많이 사람들이 등장하며 이들을 통해서도 조정래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인구 13억의 G2 중국...그 나라의 무한한 잠재력과 중국식 자본주의, 중국식 사회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들이 그 내용의 근간이다.

결국 중국은 한편으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며 그들 나름대로의 사회주의를 지켜나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나 서양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이 많지만, 중국인들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오로지 공산당 덕분이니 불만이 있더라고 그들에게 대들지 않는다..라는 기본생각과 자기들의 대국주의적 자만심으로 뭉쳐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중국에 대한 많은 사실들을 간접체험한 느낌이다. 또한 외국어 구사능력의 중요성도 잘 알게 되었다.

이제는  G1이 될 날도 멀지 않은 중국. 과연 그들은 진정한 선진국일까..그들의 문화의식 수준은 우리나라보다도 덜 한 듯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도 급속한 경제성장 후에 민주의식이 싹튼것 처럼 그들도 그렇게 될까..아니면 오로지 모택동과 공산당을 존경하며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중국식 자본주의 혹은 사회주의가 계속 지속될 것인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으니가 문제가 된다"

정말로 가슴에 와닿는 중국식 사고인것 같다. 중국은 중국식 선진국이 될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중국은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여 시민 의식이 아직은 후진국이 아니라 공산주의에 물들여져서 그들만의 자본주의가 뿌리 내릴 것 같다는 것이다.

이제는 중국보다는 베트남에 눈을 돌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좁은문(2013.12.5~12.16)  (0) 2013.12.18
7년의 밤 (2013.11~12.5)  (0) 2013.12.08
28 (2013.8~9)  (0) 2013.11.03
안나 카레니나 (2013.4~2013.8)  (0) 2013.11.03
무정 (2013.1.20~3.20)  (0) 2013.03.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