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배우의 "넷플릭스 왜보나,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카피로 유명한 올해의 핫한 소설 혼모노를 읽었다.

바로 전에 읽었던 구병모의 절창보다 매우 쉽게 읽히고 재미있었다. 성해나의 문체는 구병모와는 달리 짧고 간결하고 산뜻했다. 이 소설집은 성해나의 단편소설 7편을 모아 놓은 것이다.

길티클럽 ; 호랑이 만지기
김곤이라는 영화감독의 팬들 모임인 길티클럽의 이야기이다. 소위 팬덤이라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  김곤이 영화를 만들때 미성년 착취를 했다는 의혹이 일어나도 이 길티클럽의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곤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지나 남편과 패키지 여행으로 치앙마이를 가서 타이거킹 체험을 하면서 손톱과 이빨을 뺀 호랑이를 만지는 체험을 하지만 김곤이 좋아해서 하는것이었다. 추후 김곤이 과거의 미성년 착취를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나는 큰 혼란에 빠진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팬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다.  개딸들아  윤어게인들아  이제 그만 깨어나거라.

스무드
듀이는 한국계 미국인, 미술가 제프의 매니저이다. 제프가 방한하기전에 미리 한국에 온다. 듀이의 아버지가 철저히 한국인을 부정하고 미국인으로 살았기에 나 듀이도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제프가 방한하기 전날 미리 호텔을 점검하고 종로를 산책하다 태극기 부대를 만나고 그곳 노인들과 섞이게 된다.  이 집회가 무엇인지도 모른체, 그리고 노인이 선물로 준 박정희배치와 성조기 태극기 배치를 받고 제프가 귀국하자 제프에게 아주 좋은 하루였다고 말한다.   정치색을 지우면 모두가 스무드한 사람들 아닐까.

혼모노
나는 무당이 된지 30년이 지났다. 내 안에는 장수할멈이 살고 있지만 옆집에 신애기라는 새로운 무당이 왔고 장수할멈은 그 신애기에게로 옮긴  듯 하다. 나는 작두를 타면 이제 발이 베인다.  나와 오랫동안 연을 맺고 있는 국회의원 황보가 나에게 6월 선거를 위한 굿을 맡겼다가 내게 신기가 없음을 알고 신애기에게로 옮긴다. 나는 그 굿판에 가서 내 옷이 피로 물들면서도 신명나게 굿을 한다. 모두들 놀라서 물러난다.  과연 진짜란 것이 무엇인가.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그것 뿐이라는 것이 혼모노 아니겠는가.

구의 집
1980년데 남영동 고문실을 설계하는 여재화와 그의 제자 구보승의 이야기. 건축은 인간이 주제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여재화는 일해왔지만 이 고문의 집, 즉 경동수련원의 3층 취조실을 설계할때는 도저히 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중이 제자 구보승에게 맡긴다. 구보승은 최선을 다해서 취조실을 설계한다  처음에는 창문을 없앤다. 인간의 희망을 빼앗기 위해서. 그러다 다시 창문을 넣는다. 빛을 보면서 더더욱 절망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이런 구보승을 본 여재화는 이 설계자의 이름을 본인이 아닌 구보승으로 하고 구의 집이라고 불리게 한다. 시간이 지나 여재화는 사망하고 늙고 쇄약한 구보승은 폐가가 된 그 건물을 쓸쓸히 바라보다 복권을 사러 간다.    이 세상 모든것이 다 허무한 것이다. 자신의 신념, 철학도 결국 늙음 앞에서 그리고 쇄약 앞에서는 다 의미없고 허무한 것이 된다. 오로지 아미타바 뿐.

우호의 감정
진과 수잔 그리고 나는 경기도 외곽 소서리의 리모델링을 맡는 TF팀을 운영한다. 소서리 마을 재생사업. 그러나 그곳 이장 권도우씨는 그 마을 사람들과 갈등으로 소서리를 떠나고 다들 흩어진다. 인사담당 직원의 실수로 공문대신 상여금이 전체메일로 날아오고 자기보다 상여금을 많이 맏는 진을 시기하여 수잔은 그 팀을 떠난다. 전부들 자기 이익만 생각한다. 사람과의 갈등으로 영원한 행복이란 없는것 같다.  인간이 범인이다.  이 세상 모든 갈등의 원인들은.

잉태기
나는 내딸 서진을 애지중지 키운다. 나의 시아버지도 서진을 너무나 좋아한다. 나는 이혼한 서진과 같이 살면서 임신 25주가 된 딸이 나중에 괌에서 출산하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시부는 이를 싫어하고 한국에서 낳게 하고 싶어한다. 서진은 어릴적부터 자기를 사랑한 시부를 지지라고 호칭하며 따르고 좋아한다. 예전 미국유학에서도 시부가 와서 미주알 고주알 참견했었다.
결국 괌으로 가는 날에도 공항에 시부가 찾아오고 나랑 시부는 삿대질을 하며 싸운다. 그사이 서진은 양수가 터지며 말을 못하고 있다.   나와 시부의 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새우등 터지는 서진.   무조건적인 사랑의 결말은 비극이 대부분이다.

메탈
1994년생인 우림, 조현, 시우는 삼총사 고딩 동창들이다. 이들은 모두 헤비메탈에 빠져서 사는 친구들  우림은 기타와 보컬, 조현은 베이스, 시우는 드럼이다. 그룹 이름은 코발트. 그러나 결국 세월이 지나고 조현은 서울로 유학가고 시우는 결혼하고 우림만 남아서 계속 작곡하다 결국 모두다 헤비메탈을 접고 자기의 밥벌이를 하며 살게된다.  꿈을 꾸던 소년들의 이야기.  이것도 역시 모든 것들은 다 변하게 된다는, 제행무상의 진리를 말하는 소설이다.

이상이 이 책 혼모노의 내용이다. 참 재미있었다. 성해나 소설들은 간결하지만 끝이 나고 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모든 것들의 결론은 인생무상이다. 제행무상이다.   결국 이 세상은 허무다.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은 극락정토의 추구이다.

이 세상 모든것들이 덧없고 허무한 것들이기에 마음을 비우고 놓아버리는 것이 정답이다.   다 놓고 살자.  Let I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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