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일주일에 한권의 독서를 목표로 살고 있다. 그 목표는 상당히 좋은거 같다. 인생의 한가지 목표가 생겨서 하루하루 그 목표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우선순위가 되었고 또한 독서를 한다는건 다른 행동들 즉 드라마나 영화, 기타 예능프로를 편하게 앉아서 보다 꾸벅꾸벅 조는 일이 없는 적극적 레저이므로 지나간 세월을 뿌듯하게 하는 힘이 크다. 거기다 일주일에 한권을 읽어나가기에 세월의 흐름을 그냥 보내는것이 아닌 의미있는 시간들이 되는것 같아서 너무 좋다.
8월 세째주에 읽은 책은 대박이었다. 정말 너무나 감동적인 소설 매트 헤이그가 지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노라시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영국의 여자. 영국 베스퍼드에 살고 있고 과거 그녀의 오빠 조와 오빠친구 라비와 함께 라비린스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수영선수도 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악기를 파는 회사에서 근무한다. 또한 댄과는 약혼했다가 파혼한 사이. 그 악기점은 이제 망하기 일보직전으로 노라를 해고했고 우울증의 노라는 더이상 이 생에 미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과량을 약을 먹은 것.
그러나 그녀는 자정무렵 한 도서관에서 깨어난다. 이름하여 자정의 도서관. 여기에는 실제 삶에서 그녀가 가던 도서관의 사서였던 엘름 부인이 있었는데 이 도서관은 삶과 죽음 사이의 중간지대였다. 그녀는 엘름에게 실제 삶에서 살아보지 못한 여러가지가 후회로 남는다고 하였고 엘름은 도서관에 있는 후회의 책을 보여주며 원하는 삶이 적혀있는 책을 읽어보라고 한다.
책을 편 순간 노라는 댄과 결혼한 삶을 살게 된다. 중간에 깨어보니까 댄이 자기의 남편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댄은 바람을 피웠고 그 삶에 실망하면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게 된다.
노라의 다음 삶은 고양이 볼테르가 살아있는 삶이었고 그다음 생은 절친 이지가 있는 호주고 가서 사는 삶. 이지는 교통사고로 죽었고 조조라는 여자와 시드니 어두컴컴한 집에서 산다.
그 다음 생은 수영선수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며 대영제국 4등 훈장을 타는 성공적인 삶이었고 그 삶에서는 아빠도 살아계신 삶이었다. 오빠는 자신의 매니저였다.
그다음 생은 북극에서 빙하학자로의 삶이었고 북극곰을 감시하다 죽을뻔했던 삶이었다. 여기서 만난 위고도 자신과 똑같은 다른 삶을 사는 남자였다. 여기서 다중우주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우주의 평행이론이라는 물리학적 관점으로 한 생을 다른 우주에서 다르게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 다음 생은 밴드로 성공하는 삶. 오빠는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
그다음 삶은 개보호소에서 편안하게 사는 삶이었고 그다음은 미국에서 멕시코계 미국인 에두 아르도의 아내로 사는 삶이었다. 그이후로 수없이 많은 삶을 살아본다.
그리고는 애쉬라는 외과의사와 결혼해서 졸리라는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사는 삶. 노라는 이 삶이 너무 행복해서 도서관으로 돌아가기 싫어하지만 중간에 자기가 마치 영화의 중간으로 뛰어들어온것 같은 느낌을 받아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간다.
그동안의 삶에서 노라가 힘들었던 이유는 사랑의 부재였지만 이 삶에서는 너무 행복했기에 그녀는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자 도서관에 불꽃이 튀고 책들이 타기 시작한다. 도서관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12시 자정에 고정되었던 시계가 가기 시작한다. 엘름부인은 한권남은 책을 알려주고 그 책을 펴는 순간 공백이었다. 만년필을 주며 네가 살고 싶은 삶을 써가면서 살라고 말하며 도서관은 무너지고 노라는 현재의 삶으로 돌아와 깨어난다.
죽기를 바랐던 그녀는 살려달라고 하고 결국 병원에서 살아난다.
도서관이 무너지기 전 그녀는 너무나 살고 싶어 "살고싶다" 라고 외쳐도, " 살기로 마음먹었다" 고 해도, " 살 준비가 되어있다" 고 해도 도서관은 변함이 없다가 "나는 살아있다" 라고 외치자 도서관은 먼지로 변하고 현재의 삶으로 돌아온 것이다.
인생은 이해하는게 아니야. 그냥 사는거야.
"물론 모든 곳을 다 방문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 없으며,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삶에서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기지 않아도 승리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듣지 않아도 음악을 이해할 수 있다. 세상 모든 포도밭에서 수확한 온갖 품종의 포도를 다 먹어보지 않아도 와인이 주는 즐거움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웃음과 두려움과 고통은 모든 우주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된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기발했고 재미있었다. 독서의 위력, 소설의 위력을 알게 해 주었던 책이었다.
모든것은 공하다. 텅 비어있다. 텅 비어있기에 무엇이든지 채울 수 있다. 공 사상을 다시한번 느껴보았고 세상의 어떤 근사한 곳에서 값비싼 집에서 삐까뻔쩍 살아도 아니면 허름하고 지저분한 곳에 살아도 내 인생의 변화와 기적과 행복은 늘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다. 이 생이 힘들고 후회스러울 지라도 더 나은 삶이 있을지라도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사랑하며 사는 삶이야말로 가장 값진 것이다. 정말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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