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시 속물인가 보다.

서점에 온통 이 향수라는 소설의 선전과 신문의 광고를 보고 덜컥 구입한 책이었으므로...



마치 서양화를 보는듯한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을 표지로 한 이 소설 향수는 지난번 읽기 힘든 소설이었던 삼대와는 다른 너무나 완벽한 번역으로 비교적 읽기 쉬운 소설이었다.

이 소설의 저자는 독일의 파트리크 쥐스킨트.

독일 작가이지만 이 소설의 무대는 18세기의 프랑스.

같은 유럽이라도 프랑스와 독일은 그 인종과 이미지가 너무나 다른 나라이다.

그 독일의 저자가 프랑스를 너무나 많이 아는듯한 내용이었고 또 프랑스의 예술적인 면을 많이 부각시킨 소설이었다.

또한 이 소설은 우리가 너무나도 등한시했던 후각, 즉 향기에 대한 내용으로 향기에 민감하게 태어난 주인공 그르누이에 대한 일대기를 다룬 내용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미혼모의 아기로 태어난 그르누이는 선천적으로 후각에 매우 민감한 천재였지만 작은 키, 못생긴 외모, 어눌한 말투로 여러모로 세상에서 살기 힘든 부류의 인간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때 처형되었으며 그르누이는 여러 사제와 유모의 집을 전전하다가 파리의 무두쟁이 밑에서 일을 하는 천민으로 자라난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의 향수 제조업자인 주세페 발디니는 우연히 무두쟁이 심부름을 온 그르누이의 후각에 대한 천재성을 깨닫고 그를 싼값에 고용한다.

발디니는 당시 나이 들어 허물어져 가는 향수 제조업자로 특이한 향수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하던중 그르누이의 천재성을 보고 그를 고용하여 특이하고 수없이 많은 향수를 제조하여 큰 부자가 된다.

그러나 그르누이의 공은 전부 없애고 자신이 천재인양 수없이 많은 부를 축적하고 매우 싼 임금을 그르누이에게 지불하며 명성을 얻는다.

그르누이는 발디니를 떠나게 되며 발디니는 우연의 일치로 전쟁이 난 프랑스 파리시내에서 갑자기 집이 무너져 사망한다.

그르누이는 향기를 찾아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다 산속에서 살다 에스피나스 후작에게 발견되어 몽펠리에로 나오게 된다.

에스피나스 후작은 당시의 유명한 과학자로 생명의 유동체 연구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산속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살지 못했던 그르누이를 고용하여 자신의 이론을 전파하는 사람으로 과거 발디니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었다.

즉 그르누이를 이용하여 돈과 명예를 얻으려는 사람이었으나 이도 역시 그르누이가 떠나면서 자신의 연구를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 사망하게 된다.

그 이후 그르누이는 아르뉠피 부인과 그의 정부인 드뤼오가 운영하는 향수 공장에 취직하여 그의 향수 제조 방법을 완성하게 되며 여기서 그는 파리를 떠나며 처음 살인을 한 경험을 기억하며 수없이 많은 여자아이의 향기를 얻기 위해 수없이 많은 여자를 살해하게 된다.

즉 향수 제조방법중 포마드를 이용한 방법으로 살해된 사람의 머리카락과 살에서 향기를 빨아드리는 방법으로 향수를 제조하는 일이 시작된다.

결국 리쉬라는 공작과 그의 외동딸 로르가 살인자를 피해 여행도중 역시 향기를 찾아 온 그르누이에게 발각되고 로르가 살해당하면서 그르누이를 잡기 위한 프랑스 전역의 노력이 착수된다.

그르누이는 아무런 저항없이 체포되며 사형직전 현장에서 그가 계발한 용서의 향수로 인해 풀려나지만 결국 그가 만든 악마의 향수를 스스로 뿌려 살해당하면서 이 소설은 끝을 맺게 된다.

이 소설이 이야기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연함, 대담함, 담대함...

한 분야에 너무나 특출난 천재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담대하게 세상을 조롱하며 조용히 죽어가는 그러한 냉소성에 대한 서술.

결국 세상을 살면서는 너무나 특출난 천재는 비극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내용이었다.

역시 무덤덤하고 세속적인 모습으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좋다라는 사실.

또한 그 역설적인 것은...천재라도 자기 자신을 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속물들은 비웃고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의 천재성을 즐기면서 살다가 의연히 세상을 떠나버리는 그 진짜 천재의 일생을 읽어보며 느껴보는 허무함.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은 결국 세상을 살때는 자기 스스로 즐길것..그리고 만족하면 된다는 것..

그러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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