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2017.5.1~5.21)

한수산의 장편소설 군함도를 읽었다.

이 소설은 작가가 나가사끼의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을 취재하던 과정과 그 결과를 소설화한 것으로 일제시대 말기의 조선인 징용공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전 소설들과 달이 매우 박진감넘치는 재미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을 갖고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일본의 무인도이자 탄광섬인 하시마는 그 섬위에 인위적으로 만든 건물들과 탄광의 형상이 군함을 닮았다 하여 소위 군함도라고 불리우는 탄광섬이다.

이섬에 조선인 징용공으로 끌려온 명국과 태복등이 탈출을 시도하며 이소설은 시작된다. 

장태복은 탈출도중 실패하여 일본인 경비원을 찔러 중상을 입힌후 나가사끼 교도소로 압송되고 함께 탈출을 시도한 다른 조선인들은 탈출중 사망한다.

명국은 탈출을 포기하고 섬에 남아있게 되며, 조선에서 친일파이자 정미소를 운영하는 김두영의 둘째아들 지상은 형 대신 징용공으로 차출되게 된다.

지상의 아내는 서형이며 그의 오빠 태형은 지상의 집안과 달리 만주로 건너간후 다시 중국으로 가 독립운동을 하며 지내는 집안으로 지상과 서형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지만 형대신 징용공으로 차출된 지상은 결국 군함도로 끌려가 탄광에서 일하게 된다.

서형은 남편 지상과 헤어진후 아들 명조를 출산하고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군함도로 끌려간 지상의 친구 최우석, 그도 역시 군함도에 징용공으로 차출되어 지상과 우정을 맺으며 지옥같은 탄광생활을 견디어내고, 군함도에 역시 많은 우여곡절끝에 와서 군함도 일본인 유곽에서 몸을 팔며 생활하는 술집여자 금화는 곧 우석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군함도를 탈출하기로 계획을 세운 명국, 지상, 그리고 우석

그러나 명국은 탄광에서의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으며 탈출을 포기하고 군함도에 있는 병원에서 생활하게 되며 지상은 탈출한다.

우석은 금화를  데리고 같이 탈출할지를 고민하다 결국 금화와 이별을 고하며 다른 무리들과 탈출을 시도하나, 당일 탈출도중 다리부상으로 군함도에 은신하게 된다

금화는 우석을 탈출시키기 위해 탈출당일 군함도 경비원을 술로 유인하여 하룻밤을 보내며 탈출을 간접적으로 돕지만, 결국 그 사실이 발각되어 갖은 고문을 당한후 풀려나는데,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금화가 자살을 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우석은 금화의 화장터에서 금화의 뼈 한조각을 바짓속에 간직하고 다시 탈출을 감행, 성공하여 군함도를 빠져나간다.

먼저 군함도를 탈출한 지상은 육지의 에가미부부를 만나 그 부부의 도움을 받는다, 에가미부부의 딸 아끼꼬가 나가사끼의 조선소에 있으므로 그곳으로 찾아가 도움을 구하라는 말을 듣고 지상은 나가사끼로 가 아끼꼬 부부의 도움으로 조선소의 조선인을 대상으로 한 일본어 강사로 취직하게 된다.

한편 우석도 나가사끼에 있는 조선인이자 친일파 육손을 찾아가 도움을 구하고 육손이 운영하는 스미요의 터널파는 공사장에 다시 인부로 취직한다.

과거 군함도를 탈출하다 경비원을 해치고 구속된 아버지를 찾아 나선 기회주의자 달수가 육손의 밑에서 일하게 되는데 달수와 우석은 서로 친한 사이가 되지만 서로의 이상이 달라 섞이지 못한다.

달수는 아버지 태복이 나가사끼 형무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감격의 재회를 하고 계속 육손 밑에서 조선인들을 괴롭히며 돈을 버는 데에 급급하게 된다.

모든것은 1945년 8월 9일에 일어난다.

미국은 이날 나가사끼에 원폭을 투하한다. 히로시마에 이어 더 강력한 원폭을 투하하여 수없이 많은 시민들이 사망하게 되는데

이 원폭에 피해로 이 소설의 주인공들인 지상, 우석등이 모두 피폭된다.

이 원폭으로 육손,  그리고 에가미부부의 딸 아끼꼬의 남편등 수없이 많은 등장인물들이 사망한다. 달수는 가까스로 살아남지만 육손의 재산을 찾으러 가다 조선인을 다 베어버리겠다고 칼을 갖고 덤벼드는 오끼라에게 살해당한다.

우석도 등에 피폭되어 큰 부상을 입고 도움을 구하지만 조선인에게는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는 일본인들에게 방치되어 3일동안 헤메이다가 금화의 뼈를 손에 쥐고 세상을 뜬다.

결국 지상만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고, 그는 크게 부상당한 아끼꼬를 업고 병원에 호송한후 일본인 부상자를 구조하는 조선인 구조대에 포함되어 구조활동을 벌이다 귀국길에 오르며 이 소설은 끝난다.

물로 그 후로 지상과 서형부부가 재회했음에는 틀림없으므로 해피엔딩이지만...

수없이 많은 조선인 징용공들이 군함도에서, 또 가까스로 탈출하여 나가사끼로 갔던 조선인들이 다시 피폭으로 사망하던 그 시절의 시대상이 끔찍하게 다가왔다.

불과 지금부터 70년전의 일이므로 지금의 현실과는 너무나 달랐던 처참했던 일제시대 말기의 그 시대상황이 사실 그렇게 먼 옛날만의 일은 아닐것이다.

나라잃었던 우리 조상들의 지옥같은 삶들, 그리고 우리에게 저질렀던 일본인의 만행들..그것을 우리는 지금 까맣게 잊고 산다.

그저 일본것은 좋은것, 오히려 일본을 배우기 위해 혈안이지만, 그시절의 고생했던 그분들이 본다면 얼마나 놀라겠는지..그러한 것도 생각해본다.

그러나, 나라를 선택하는것은 우리의 뜻이 아니고 또 우리가 일본인이었다면 그들의 삶이 악이 될 수는 없을것이다. 안중근의사는 우리에겐 의사 열사이지만 일본인에게는 테러리스트인것이다.

무엇이 절대 선이고 무엇이 절대 악인가...그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바뀔 수 없는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우리가 어느 나라에  태어났건, 어느 민족으로 선택되어졌건 가장 중요한 것은 " 사람과 사랑이다. 이제 안다. 마지막까지 기대고 부둥켜안아야 하는 것은 사람이며, 사람 사이의 사랑이다"

지상이 혼자 읖조리는 이 생각이 이 소설의 주제가 아닐까...깊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