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쓴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이 젊은 시절에 읽어서 삶의 방향에 큰 영향을 끼쳤던 책들을 독후감 비슷한 형식으로 쓴 에세이다.

총 15편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마르크스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토머스 멜서스의 인구론, 푸시킨의 대위의 딸, 맹자의 맹자, 최인훈의 광장, 사마천의 사기,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볼룸의 잃어버린 명예,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이중에서 내가 직접 읽어본 작품은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이다. 3년전에 읽었고 너무나 감동이었다. 토지의 국유화 또는 토지세의 강화에 대한 헨리 조지의 주장에 참 감동했고 눈물도 흘렀었다.

아마도 청춘시절에 읽었더라면 나도 좌파가 되었을 것 같은 작품이었는데 유시민은 진보와 빈곤을 포함한 위의 위대한 작품들을 청춘시절 읽었으니 얼마나 그 책들에 감화되었으며 얼마나 깊은 고뇌를 했으며 얼마나 좌파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을까..

한권 한권 소개할때마다 마치 그 책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유시민의 자기 주장도 종종 엿볼 수 있었다.

난 유시민같은 지식인을 좋아한다. 그러나 또한 경계한다.

그것은 유시민의 젊은 시절이 또한 나의 젊은 시절이었고 (물론 유시민은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당시의 상황은 나도 겪었던 일이었으므로 그의 말에도 공감하지만 또한 경계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유시민뿐만 아니라 그 시절 박정희 전두환초기 시절의 대학생들은 의식화되어 있었다.  위의 책들은 좀 순한 책들이고 그보다 더 강력한 자본주의 미제국주의 파쇼타도와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에 대한 책들을 읽고 감화되었고 그 책들이 진리인것으로 받아들이고 정의라고 받아들였다. 

국가의 교육, 특히 역사나 국민윤리는 정부가 국민들을 길들이기 위한 작업이라 여태 우리가 속았다라고 생각했고  "삼천만 잠들었어도 우리는 깨어"라는 식의 선민의식로 무장되었다가 1991년 소련, 동구의 공산주의가 몰락하자 자신들의 기둥이 흔들려서 상당히 방황했던 사람들이다.

유시민 자신도 이 책에서 자신의 정신적 방황을 고백한다.   난 그 방황이 무엇인지 이해하므로 그가 참 솔직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아직도 유시민 이하 당시의 의식화 되었던 사람들은 그 진부한 선민의식에 쩔어있는것 같다. 책좀 읽었다고 잘난척 하는 수준을 넘어서 마치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너무나 한심한 사람들로 치부하고 자꾸 가르치려하고 자신들의 생각이 정의와 진리인양 이야기한다.  민주투사였으며 정의로운 진보주의자였으며 모든것이 나라을 위해 한 일이었다고.

마지막 작품 자유론에서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국가는 한 개인의 자유를, 그것이 사상이건 행동이건간에,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는 밀의 사상을 예찬하며 윤석열의 12.3 계엄이 내란이고 그를 추종하는 소위 극우파 뉴라이트들은 비난한다.  자유론을 이야기하며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또 무슨 모순인가.

나도 윤석열의 12.3 계엄을 증오하고 우리나라 역사의 오점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12.3 계엄이 내란이 아니고 대통령의 권한중 하나를 행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 자유다. 

그렇게 생각해도, 나랑 다르게 생각해도 다 그 사람들의 자유다.
비난하거나 그들을 싸잡아 내란세력이라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자유론을 읽었고 위의 책들을 섭렵했던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지 않을까... 국정교과서에 세뇌되어 내란세력이나 극우파가 되었다고 욕하기 전에 자신들은 자신들이 읽었던 책들에 세뇌되지는 않았던가.   

공산권의 몰락을 겪으면서 자신들의 선택중 하나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제발 그 지긋지긋한 선민의식은 내려놓기 바란다.

난 극우파도 아니고 좌파도 아니다.  내가 좌파의 위선을 싫어하는 것은 소위 강남좌파들의 그 행태다. 
노동자 농민을 위해 살려면 노동자 농민처럼 살아야지 본인은 강남의 백억을 육박하는 집에 살면서 그러한 주장을 펼치고  미 제국주의 친일파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자녀는 미국에 목숨걸고 유학보내고 자신들은 일본으로 여행다니며 사케를 마시고 일본제품을 애용하는 그 위선.   난 그게 싫어서 좌파가 될 수 없나보다.   강남좌파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유시민의 생각은 그냥 넘기자. 그저 웃음만..

이제 유시민도 황현필도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통탄해하고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거나 같거나  그 사람들을 책을 써서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객관적으로 쓰고 객관적으로 느끼게 할 수 없을까.
그러나 인간은 그럴 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나도 또한 이 책의 느낌을 쓰면서 이러한 내 주장을 펼치고 있으니..

아무리 진리이고 아무리 재미있고 아무리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생각은 바뀌고 또한 자신의 모든것들이 후회스러운, 허무한 날들이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말을 아끼고 진중하게 생각하며 오직 영혼의 진화를 위한 노력을 하다 조용히 떠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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