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3일째(2006.7.25화)
어제의 근사한 빙하관광에 이어 오늘은 하늘에서 빙하와 경관을 보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는 날이다.
위 사진은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탈키트나 근처의 빙하 모습이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아침 9시에 앵커리지 북쪽에 위치한 Wasilia를 향해 버스가 출발하였다.
와씰라는 역시 이곳 원주민들의 말이고 이것이 이곳의 지명으로 많이 쓰이고 있었다.
하늘은 흐렸지만 먼 산 중턱에 걸려있는 구름의 장면이 정말 멋지다...
버스가 와씰라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허스키라는 알래스카 개들을 위한 박물관과 농장이 위치해 있었다.
허스키 박물관에는 각종 인형들과 땅에서 바퀴를 달고 달리는 개썰매 티킷을 팔고 있었으며 개썰매에 관한 비디오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 직원들과 원장들에게 선물할 여러 인형들을 구입하였다.
유경이와 친구들것도 몇개 구입하였다.
유경이는 역시 여자아이라서 인형을 상당히 좋아하였다.
귀여운 허스키 인형을 들고 박물관 앞에서 한커트...
박물관 주변의 여러 멋진 꽃들과 동상앞에서도 계속 사진을 찍었다.
박물관 건너편에 위치한 허스키들의 농장에 새끼들이 자고 있는 모습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역시 새끼들은 귀엽고 천진난만하다고 할 수 있다.
야생의 개이지만 어릴적 모습은 귀여운 것이다...
한사람당 만원에 허스키들이 끄는 개썰매를 태워주고 있었다.
물론 눈위에서 타야만 제맛이지만 그래도 바퀴를 달고 달리는 이 썰매가 상당히 재미있었다.
속도감도 있고 어느정도의 스릴도 있었다.
자리에서 본 모습이다. 허스키들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유경이도 상당히 재미있어 했다.
그러나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아이들은 항상 천진난만하다.
우리 유경이와 또 한 남자아이(이 아이는 10살이고 처음부터 유경이에게 관심을 보였던 아이다.)가 와씰라의 일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한후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고 있다.
이 남자아이는 삼형제중 막내아이인데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왔다.
뉴욕에 많이 갔었고, 그로 인해 영어가 상당히 출중한 아이였던 것 같다...
점심식사후 버스로 약 한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곳이 Talkeetna라는 소도시로, 이곳은 경비행기장들이 많이 있었다.
주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경비행기 Air Taxi 회사들이 위치해 있는 곳이었다.
세스나와 파이퍼컵, 비어캣등 시뮬에서 보았던 수많은 비행기들이 즐비해 있었다.
당연히 눈이 뒤집히지 않겠는가...!!
우리 관광팀들을 태우고 이륙할 세대의 경비행기들 모습이다.
다행히 쌍발 비행기로 그 안정성이 단발보다 좋은 비행기 들이었다.
앞의 두대는 9인승, 뒤 한대는 7인승이었고 기종은 같았다.
7인승의 크기가 약간 더 작았던 것 같다.
내심 먼저 비행기를 탔으면 했지만 우리 가족은 세명의 소가족이었으므로 차례가 가장 꽁지였다...ㅠㅠ...
앞의 25명정도가 비행기 세대로 먼저 이륙하는 것을 본후 나머지 인원들은 Talkketna 읍내(?)를 도보로 관광하였다.
아주 작은 소읍이었지만 관광객들은 제법 많이 있었고, 중간에 재미있는 여러 장면들이 있어서 포즈도 잡아보고 촬영을 하였다...
이 탈키트나는 예쁜 집들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소규모의 가게들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
여러가지 어여쁜 꽃들과 조각들이 즐비하여 유경이가 특히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고 졸랐다...
옆의 경비행기장에서 이륙한 헬기의 모습이다.
무선조종 헬기가 아니라 실기이다...^^
한번 꼭 타보고 싶은 기종이지만 엔진이 꺼지면 박살나는 위험한 날것임엔 틀림없다...
경비행기장 옆에 고상돈 묘역이 있었다.
알래스카의 멕킨리를 등반 성공후 하산시 실족하여 사망한 우리나라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 산악인이었던 고상돈...
고인의 시체는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고 이곳 탈키트나에 그의 비석만 덩그란히 놓여있다.
유경이가 누군지도 모른체 기도하고 있다...
이곳 묘역은 고상돈의 비석뿐만 아니라 다른 백인들의 묘역이기도 했다.
천수를 다 살고 세상을 떠나간 수많은 사람들, 또는 등산시 사고로 젊은 나이에 요절한 사람들의 묘지가 위치해 있었다.
특이한 것은 키우던 개의 묘도 개집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기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정말 개를 사랑하는 민족인것 같다...
고상돈 묘지의 참배를 하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우리 가족과 또다른 가족 4인이 타고갈 7인승 파이퍼 쌍발 경비행기의 모습이다.
이 비행기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보았던 꿈에 그리던 경비행기의 모습인 것이다...!!!
7인중 모두들 나를 대표로 해주어서 내 뜻대로 부조종석에 앉을 기회가 되었다...!!
VOR, COM, NDB등 시뮬에서 익혔던 수많은 항법계기들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 이외의 고도계, 속도계, 자세유지계등이 위치해 있는 모습이다.
시동후 활주로에 도착한 우리 비행기는 80노트의 속도에 가볍게 이륙하였다.
이륙직후 고도를 확보한후 우턴하는 모습을 찍었다.
동영상을 찍고 있었지만 그노무 에베리오 동영상 카메라가 오작동을 하는 바람에 역시 믿는 것은 지금 찍고 있는 후지필름 디카 900만 화소였다.
이륙후 맨처음 조종사에게 물어본 나의 질문이 항법에 관한 것이었다.
조종술은 무선모형과 시뮬등으로 이력이 나 있는 상태이므로 내가 정말 궁금한 것은 이렇게 구름이 많이 낀 날의 경비행기 항법이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 Seeing!" 즉 Pilotage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조종사가 사용하는 계기는 COM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공항 관제탑과 통신하는 주파수만 열어놓고 이용하고 있고, 그 이외의 VOR은 사용치 않고 있다는 소리다.
구름이 잔뜩 있어도 조종사의 시계비행으로 간다...멋져 보였다.
그러나 구름위로 날지는 않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주 조종석의 한 가운데는 역시 문명의 이기라고 할 수 있는 GPS가 덩그라니 놓여있었다.
사실 저것만 있다면 단거리 비행은 무슨 걱정이 있으리오..
더더군다나 그 비행장 주위를 한바퀴 돌고 다시 내려앉는 비행에서는 GPS도 호사라고 할 수 있다.
GPS...이제는 비행기 뿐만 아니가 선박과 자동차에도 널리 쓰이는 항법장치가 되어 버렸으니 비행기 항법에 골머리를 쓰는 일은 이제는 잊어도 될 것이다.
옛날 비행기의 항법을 지금 왜 걱정할까...
옛날 선박의 항법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을까...
최신예 항공기의 항법도 큰 걱정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ILS등을 이용한 착륙도 젭슨 접근 챠트만 있다면 무엇이 걱정일까...
항법이 재미있는 분야이지만 아무튼 우리 조종사는 이렇게 생기셨다...
우리가 한국출신이라고 하자 자기가 부산의 공군기지에서 근무했었고 F-16을 조종했었던 공군출신이라고 한다.
이 순간 마음이 푹 놓였다.
F-16조종사 출신의 실력이 어디 가리요...
역시 사람은 출신 성분이 중요하다.. 이 또한 어쩔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떤 분야이건 실력대로 평가받고, 그 실력은 출신과 그 출신으로 인한 경력이 말해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고, 또 현실이다...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고 거부하고 ~척한척 한다고 해도 양심과 자존심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므로...실력대로 평가되고 실력은 출신성분이 대변하는 것이 전세계 공통 사항인 것이다.
거부하고 싶어도 되지 않는 사실...
아무튼 나는 그의 출신 성분으로 그의 조종실력을 믿었고, 그 믿음은 역시 정확한 판단이었다...
이제부터 항법도 해결되었고 조종실력도 믿음직하므로 마음놓고 알래스카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이다...
우측 날개 밑으로 탈키트나 시가지가 눈에 잡힐 듯 조그마하게 보인다.
구름사이로 제법 고도가 높아졌다.
지금 기억으로는 이 정도의 고도가 5500피트라고 생각된다.
10000피트 이상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것이 경비행기라고 할때 거의 최고 고도의 반정도 올라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측 날개 밑으로 멋진 눈봉우리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탄성이 절로 나고 알래스카의 멋진 모습들과 멋진 비행기로 감동은 배가 되었다...
빙하의 물줄기를 따라 계속 Pilotage로 나아가고 있다.
저 멀리 멋진 산봉우리들과 눈, 계곡들...
하늘에서 바라본 이 장관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 될 것이다.
뒤를 돌아다 보니 유경이가 멀미로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비행기 소음이 시끄러워서 헤드폰을 쓰고 의사소통이 되었지만 내 헤드폰 성능이 좋지 않아서 자세한 대화는 할 수 없었다.
나는 오직 조종사와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유경이가 멀미를 하더라도 평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조종석 좌측으로 눈덮힌 산맥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고도는 6350피트를 가리키고 있구나...
잠시후 뒤를 돌아다 보니 유경이가 잠들었다.
멀미로 토하는것 보다는 차라리 자는 것이 낳겠다...라고 생각되었다.
그래도 이 좋은 경치를 놓치다니...아직 어리니까 나중에 또 기회되면 오자구나...
드디어 저 멀리 멕킨리 봉우리가 보였다.
웅장 그 자체이지만 오늘의 날씨가 구름이 잔뜩 낀 탓으로 가까이 접근은 하지 않았다.
어느덧 비행기는 고도를 많이 낮추어서 현대 2000피트 정도 되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암석, 빙하들의 모습이다..
조종사가 우측 날개를 기울였다.
거의 50도 뱅킹정도 되는 것 같았다.
우측 아래로는 수많은 빙하와 그 사이의 푸른색 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얼지 않고 있었고 매우 깨끗한 청정 물이라고 했다...
다시한번 좌측으로 뱅킹하여 보여주는 모습이다.
푸른 빙하와 그 속에 고인 푸른색의 물들...
푸른 것이 좋았다.
베테랑 조종사도 계속 체크 리스트로 현재의 자기 할일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가장 좌측 레버들이 두 엔진의 쓰로틀이었다.
플랩은 의외로 우측 내 자리 왼쪽 앞부분에 너덜거리는 작은 스위치였다.
고도를 많이 내려 지상의 물체들이 손에 잡힐 듯 들어왔다.
이제 착륙 과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비는 흣뿌려서 비행기 앞 유리창에 계속 튀었지만 윈도우 브러쉬는 사용하지 않았다.
워낙 속도가 빠르므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보여졌다.
조종사가 우측 손을 뻗어 저곳이 공항이다...라고 이야기 하였다.
이제서야 내눈에 공항 활주로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조종사는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니 미리 이 공항 주변의 식별인자들을 꿰뚫고 있다는 소리다..
비행기는 활주로에 정렬을 위해 우턴을 하고 있다.
공항 활주로가 가마득히 눈에 아른거리고 있다.
이때의 고도는 역시 2000피트 정도라고 기억된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의 활주로에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나는 재미있지만 조종사는 초긴장 상태임에 틀림 없었다.
활주로 끝에 거의 다다르고 있다.
이미 랜딩기어는 내려가 있었고 플랩은 가장 낮게 펼쳐져 있었다.
ILS등은 당연히 없는 곳이므로 시계접근과 시계 착륙이었다.
무사히 부드러운 착륙후 주기장으로 Taxiing하는 모습이다...
내앞의 조종석, 아니 부조종석 계기판들이다.
있는 것이라곤 속도계, 고도계, 수평 고도 유지계, 자세유지계, 연료 압력, 연료량등 뿐이고 항법에 관한 것은 없다.
주기장에 거의 다 다다르자 우측 조그마한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만족스러운 비행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오늘 구입한 허스키 인형을 들고 유경이가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오늘은 정말 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꿈에 그리던 경비행기를 타본 순간이었고, 또한 항법에 대해 알았고, 또 웅장한 알래스카의 빙산과 맥킨리를 보았고...
이번 여행의 꽃이었던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녁은 오랜만에 앵커리지의 한식당에서 먹었다.
김치전골과 불고기, 생선구이등이 나왔다...
맛있게 먹고 만족하면서 푹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