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어제 일요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유경이와 가버너 나름대로 셋팅한 랩턴을 들고 고수부지로 갔다.

그러나 치명적인 사실하나를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것은 가버너 셋팅시 그저 모터돌아가는 감과 소리로 셋팅을 한 것이다.

역시 타코미터를 사용하지 않았고...사실 타코미터를 구입하였지만 너무 그 수치를 믿지 않았던 것이 치명적인 것이었다.

바테리 연결후 쓰로틀을 올리자마자 3000 RPM으로 돌아버린 메인로터로 인해 조종이 불능된 상태로 그대로 추락...

아아..랩턴은 왜이리 나에게 추락의 아픔을 자주 안겨주던지...

카본으로 되어 있는 좌측 프레임이 쪼개졌고, 더불어 스핀들, 마스트, 메인로터, 수직수평...다 나갔다.

그리고 더 가슴아픈 것은 쿼크 변속기도 맛이 가버렸던 것이다.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고 연휴끝나고 다시 조립하리라...절대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정복하리라..다짐했다.

오늘은 월요일, 크리스마스날이다.

어제의 쓰라림을 조금이라도 씻어내리기 위해 마음 느긋한 요트를 들고 고수부지로 갔다.

역시 유경이를 대동시켰다.

바람이 세지 않았으므로 요트의 속도는 기대하지 않았다.

어제의 헬리콥터로 인한 스릴과 스트레스, 그리고 가슴 쓰라림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바람불지 않아 더 느긋한 마음으로 주항했다.

요 매력이란게 또 대단하다.

헬기와는 완전히 다른...전혀 동력이 없는 자연바람을 통한 주항...

잘 모르는 이들은 스피드 없는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할수도 있지만, 요트나 글라이더등의 무동력 조종또한 매우 스릴있고 매력있는 분야이다.



일단 동영상이다.

유경이가 찍어서 흔들렸지만 나름대로 볼만하다.

멀리서 찍어서 스피드감이 없게 나왔지만 나중에는 역풍에서도 꽤 속력이 났다.

씨윈드는 교쇼사의 주력 경기용 요트로 2002년 구입하여 단 한차례 주항후 거의 4년동안 방에 쳐박아두고 있다가 이번 겨울들어 나름대로 정비에 들어간후 오늘 갖고 온것이다.

요트의 전문용어는 너무나 어렵고 나름대로 심오한 세계가 있지만 쓰로틀(좌측 스틱)을 위로 올리면 세일돛이 펴지고 중립으로 놓으면 5도정도로 열리고 밑으로 내리면 실이 완전히 팽팽히 당겨져서 돛이 0도로 닺히게 되는 것이다.

일단 정풍을 받고 주항할때에는 돛을 완전히 열고 오른쪽 키로 러더를 조종하여 방향을 틀때 적당한 돛 각도로 가장 잘 도는 포인트를 보고 돌게 된다.

역풍으로 갈때는 지그재그로 가는데 이때에는 돛을 주로 닫고 가면 속도가 빠르다.

단 주의 할 것은 너무 닫고 가면 배가 거의 물에 수평으로 누울 수 있으므로 이때에는 돛을 약간 열어서 배를 일으켜 세우면서 주항한다.

너무 신기한 것이 역풍일때에도 빠르게 바람을 마주보며 헤쳐나간다는 것이다.



느긋하게 앉아서 주항했다.

약 30분 정도 주항시켜보았고, 소리가 전혀 나지 않으므로 저쪽 건너편 낚시꾼들도 아무 저항이 없었다.

위 사진은 역풍으로 가는 씨윈드의 모습이다.



배를 돌려 정풍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주항하는 모습이다.

유유자적하는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빠른 속도로 달리는 트윈스톰이나 헬기,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에 빠져든다.



순풍으로 가면서 좌턴하는 모습이다.

이곳은 반포고수부지로 요트등을 주항시키거나 전동 수상비행기 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가까이서 본 씨윈드...

위쪽을 푸른색으로 칠해서인지 더욱 멋져보이는 모습이다..

30분의 주항을 마치고 다시 Twin Storm을 이 장소에서 10분간 주항했다.

어제의 쓰린 마음이 다 풀리고 속이 다 시원했다.

왜 고생하며 헬기할까...

그만큼 셋팅과 조종이 어렵고 인내와 고통을 참아야 하므로 잘 비행하는 모습을 볼때, 셋팅이 드디어 내손에 맞게 되었을때의 보람을 느끼기 위해 하는 것 같다.

랩턴은 내년초에는 반드시 내 헬기로 내 손에 짝 들어맞게 셋팅 완성할 것이다.

오늘 크리스마스...유유자적한 주항과 박력있는 주항을 맛보고 돌아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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